2015년 12월 30일 새벽 6시 반경 어릴적부터 아프던 아롱이 11살되던 해에 이틀간 신음하다 무지개다릴 건넜다. 정시를 앞두고 있었던 나는 학원을 제끼고 아롱이가 '정말' 떠나기 전까지 옆에 누워있고 싶었지만 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던 부모에게 등떠밀려 그림그리러 학원에 갔다. 고개를 푹숙이고 후드를 뒤집어쓴채 두꺼운 4절지가 울고 종이때가 나올때까지 눈물 콧물을 쏟았더니 선생님이 무슨 일있냐며 달래기에 꺽꺽거리며 10년을 같이 산 내 친구가 죽었는데 학원에 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고 학원에 밥먹을 친구가 없어 더욱 울적해할 나를 위로하러 엄마랑 언니가 아롱이를 뒷산에 묻고 나랑 밥먹어주러 왔단다. 밥먹는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입시 내내 봄여름가을겨울 노래에 빠졌던 나, 이 노래에는 내가 이해할 필요 없는 슬픔이 담겨 있는것 같아 안들었는데 점심먹고 집에 가는 길에 아롱이는 도대체 어디로 여행을 갔을까 상상하며 자연스레 이 노래에 손이 갔다. 나도 어리고 아롱이도 어릴 적에 금수 주제 내 맘대로 굴어주지 않는다고 한동안 괴롭혔던 것이 미안해 아롱이 떠나기 몇 해 전에 두 앞발을 붙잡고 말과 내 손의 온기와 눈빛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했었다. 아롱이가 사포마냥 까칠하게 굴 때마다 미안했다. 내 인생의 반을 같이 살며 나를 울고 웃게 했던 아롱! 너도 나로인해 울고 웃었기를 바란다. 네가 10년이란 긴 시간동안 곁에 머물다 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사진첩을 뒤지다 불쑥 튀어나온 너의 눈과 마주치고는 가슴이 덜컥하고 코끝이 빨개지지만 죽음이 얼마나 낯선 일인지에 대한 상념에 빠질 수 있을 정도로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너의 죽음으로 배운 사랑하는 이의 부재를 곱씹으며 나의 부모, 언니와 오빠, 그리고 네 형제 에티와도 언젠가는 눈물로 어딜 가냐고, 가지말아달라고 애원하고, 결국 답변없이 떠나고, 나 홀로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을 들으며 그들이 있는 곳을 상상하며 위로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이들과 같은 공기를 들이쉬고 뱉은 공기를 나눠 마시는 순간순간이 너무나 무겁다. 지금 너를 생각할때 마음이 촉촉히 젖어 무겁지만 눈물은 나지 않는 것처럼, 내 마음을 무겁게하는 사람들의 존재함을 소중히 여기고 다가올 부재를 초연히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한다. 넌 어딨니?
제게 추억이 있는 곡을 들으러 왔다가 우연히 보게 된 당신의 글 때문에 잊고 살았던 우리 여름이가 생각났네요. 얌전하고 순하고 또 한편으론 애교도 많았던 우리 복덩이. 그 때는 정말 찢어지게 가난해서 여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어요. 지금이라면 더 맛난것도 많이 먹이고 했을텐데. 그 때는 우리 세 식구 입에 풀칠하기도 겨우인 시절이라 그 얼마 안되는 양식을 조금 나누어 먹어야 했어요, 우리 여름이는. 집에 불을 끄고 잠을 잘 때가 되면 어디에 있었건 내 곁으로 다가와 내 품을 파고 들어서 잠을 청했던 우리 여름이는 12살이 되던 해에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어요. 함께 했으므로 아름다웠던 기억들만 우리에게 남겨두고요. 참 이상하죠. 여름이는 표정을 지었던적이 없는데 가끔 여름이를 기억하면 나와 얼굴을 마주보며 웃었던 느낌이 들더라구요. 우리는 여름이로 인해서 행복했는데 여름이도 내게 느껴지는 그 미소만큼 행복했을런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마음이 착 가라앉는 연주. 하루종일 짜증 났는데.
기타연주가,,, 조용한 이야기를 들려주는것 같네요, 영상도 좋네요
2015년 12월 30일 새벽 6시 반경 어릴적부터 아프던 아롱이 11살되던 해에 이틀간 신음하다 무지개다릴 건넜다. 정시를 앞두고 있었던 나는 학원을 제끼고 아롱이가 '정말' 떠나기 전까지 옆에 누워있고 싶었지만 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던 부모에게 등떠밀려 그림그리러 학원에 갔다. 고개를 푹숙이고 후드를 뒤집어쓴채 두꺼운 4절지가 울고 종이때가 나올때까지 눈물 콧물을 쏟았더니 선생님이 무슨 일있냐며 달래기에 꺽꺽거리며 10년을 같이 산 내 친구가 죽었는데 학원에 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되고 학원에 밥먹을 친구가 없어 더욱 울적해할 나를 위로하러 엄마랑 언니가 아롱이를 뒷산에 묻고 나랑 밥먹어주러 왔단다. 밥먹는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입시 내내 봄여름가을겨울 노래에 빠졌던 나, 이 노래에는 내가 이해할 필요 없는 슬픔이 담겨 있는것 같아 안들었는데 점심먹고 집에 가는 길에 아롱이는 도대체 어디로 여행을 갔을까 상상하며 자연스레 이 노래에 손이 갔다.
나도 어리고 아롱이도 어릴 적에 금수 주제 내 맘대로 굴어주지 않는다고 한동안 괴롭혔던 것이 미안해 아롱이 떠나기 몇 해 전에 두 앞발을 붙잡고 말과 내 손의 온기와 눈빛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했었다. 아롱이가 사포마냥 까칠하게 굴 때마다 미안했다. 내 인생의 반을 같이 살며 나를 울고 웃게 했던 아롱! 너도 나로인해 울고 웃었기를 바란다. 네가 10년이란 긴 시간동안 곁에 머물다 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사진첩을 뒤지다 불쑥 튀어나온 너의 눈과 마주치고는 가슴이 덜컥하고 코끝이 빨개지지만 죽음이 얼마나 낯선 일인지에 대한 상념에 빠질 수 있을 정도로 마냥 슬프지만은 않다. 너의 죽음으로 배운 사랑하는 이의 부재를 곱씹으며 나의 부모, 언니와 오빠, 그리고 네 형제 에티와도 언젠가는 눈물로 어딜 가냐고, 가지말아달라고 애원하고, 결국 답변없이 떠나고, 나 홀로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을 들으며 그들이 있는 곳을 상상하며 위로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이들과 같은 공기를 들이쉬고 뱉은 공기를 나눠 마시는 순간순간이 너무나 무겁다.
지금 너를 생각할때 마음이 촉촉히 젖어 무겁지만 눈물은 나지 않는 것처럼, 내 마음을 무겁게하는 사람들의 존재함을 소중히 여기고 다가올 부재를 초연히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한다. 넌 어딨니?
제게 추억이 있는 곡을 들으러 왔다가 우연히 보게 된 당신의 글 때문에 잊고 살았던 우리 여름이가 생각났네요. 얌전하고 순하고 또 한편으론 애교도 많았던 우리 복덩이. 그 때는 정말 찢어지게 가난해서 여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했어요. 지금이라면 더 맛난것도 많이 먹이고 했을텐데. 그 때는 우리 세 식구 입에 풀칠하기도 겨우인 시절이라 그 얼마 안되는 양식을 조금 나누어 먹어야 했어요, 우리 여름이는. 집에 불을 끄고 잠을 잘 때가 되면 어디에 있었건 내 곁으로 다가와 내 품을 파고 들어서 잠을 청했던 우리 여름이는 12살이 되던 해에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어요. 함께 했으므로 아름다웠던 기억들만 우리에게 남겨두고요. 참 이상하죠. 여름이는 표정을 지었던적이 없는데 가끔 여름이를 기억하면 나와 얼굴을 마주보며 웃었던 느낌이 들더라구요. 우리는 여름이로 인해서 행복했는데 여름이도 내게 느껴지는 그 미소만큼 행복했을런지 모르겠네요.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