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de-Sac Vol.5 정릉천 종암동

แชร์
ฝัง
  • เผยแพร่เมื่อ 16 ต.ค. 2024
  • Room302의 동네 기록 영화입니다.
    Cul-de-Sac(컬드색)은 프랑스어로 "막다른 골목"을 뜻하기도 하고, 간선도로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골목의 끝 부분에 주거지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형태의 건축 방법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런 마을에 들어서서 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경우가 많겠지요.
    저의 골목 사랑은 초등학생 시절 다음과 같은 책의 내용을 접하고 시작되었습니다.
    "바랑탕은 그럴 때 의외성을 믿었다.
    그는 상식의 흐름을 따를 수 없을 경우
    냉철하고 면밀히
    비상식의 흐름을 따랐다.
    은행, 경찰서, 약속 장소와 같이
    마땅히 가야 할 장소로 가지 않고,
    일부러 이상한 장소를 찾아다녔다.
    빈집의 문을 두드리거나
    막다른 골목(Cul-De-Sac)으로
    들어가 보고
    쓰레기로 막힌
    좁은 골목길을 돌아다녔다.
    집이 쭉 늘어선
    초승달 모양의 광장을 돌다보면
    문득 출발했던 장소에
    다시 와 있기도 했다."
    G.K. 체스터튼의 추리소설 "브라운 신부 시리즈" 중 "푸른 십자가"의 한 대목입니다. 이 문장의 어떤 부분이 어린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걸까요. 지금도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만, 어쨌든 저는 이 부분을 읽은 후부터 좁은 골목길을 보면 꼭 들어가 보는 소년이 되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성북동에 살고 있는데, 성북구는 물론 강북구, 동대문구, 종로구 등 인접 동네들을 산책하는 것이 매우 즐겁습니다. 걸을 때마다 뷰파인더 안에서 펼쳐지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영원히 그대로 있을 것 같기도 한 이 사랑스러운 풍경들은 저를 어렸을 때 꿨던 어떤 꿈 속으로 이끕니다. 그 꿈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꿈일 때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서러운 꿈일 때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괴기스러운 꿈일 때도 있습니다. 언제나 꿈 속을 걷는 것 같은 기분으로 산책을 하는 거지요. "이 꿈도 곧 끝나겠지"라는 조금 감상적인 기분으로요. 더 이상 갈 수 없는 막다른 곳에 이르면 카메라를 뻗치고 앉아 쉬면서 지극히 현실적인 걱정 거리들을 떠올리기 시작합니다. 이번 달 카드는 얼마. 다음 달 카드는 얼마. 아닌 게 아니라 바야흐로 꿈이 끝나가는 거지요. 하지만 다시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꿈 속에서 본 것만 같은 정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막혀있어서 많은 상상을 하게 되는 곳. 저는 잠시 카드 값 걱정을 뒤로 하고 지긋이 기다립니다. 바랑탕 형사가 비상식의 방법으로 뭔가를 기다리듯, 저도 숨죽이며 기다립니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보이는 바로 지금 이 곳에서 그 무엇인가가 일어나기를.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이야기이고, 보시는 분들은 동시대의 옆 동네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감상하시면서, 가끔씩 사색의 시간도 가지실 수 있다면 만든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그곳에 살고 있는 분들에 대한 존중을 담아 조심스럽게 기록해 나가겠습니다.
    Vol.5는 동대문구 정릉천, 성북구 종암동 기록입니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 2

  • @carrot-garden
    @carrot-garden 7 วันที่ผ่านมา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본 듯.
    한참을 걷다보면 잠시 잊었던 처음으로
    다시 돌아와 신기하게도 매번 말야.

    • @박진석-e6m
      @박진석-e6m 7 วันที่ผ่านมา

      시청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