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호 안에 숫자를 클릭해 노래와 같이 소설을 봐주세요. ______ 1 (0:00) "그만 따라와, 스카일라." 말포이를 좋아한 지 어언 4년, 말포이는 내게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따라간 건 아닌데... 미안해. 많이 신경 쓰였어?" "누가 널 계속 따라오면 좋겠냐? 귀찮으니까 그만 따라와." "응..." 말포이를 처음 만난 건 2학년 때였다. - "잠깐만. 비켜줘..." 스프라우트 교수님 심부름 때문에 눈앞이 안 보일 정도에 짐을 들고 가느라 바빴다. 앞에 애들은 비키지도 않고... 내 말을 무시하는 건지 못 들은 건지. "앗!" "아, 뭐야." 어떤 남자애와 부딪혀 들고 있던 짐들이 쏟아졌다. 말포이였다. 말포이는 싸가지 없기로 소문이 난 애다. 나는 순간적으로 잘못 걸렸다고 생각했다. "미안해..." "처음 보는 얼굴인데. 교복을 보니까 후플푸프인가보지?" "난 스카일라 스미스라고 해." "스미스? 머글 태생? 어쩐지." 말포이는 머글 태생을 싫어하기로 유명하다. 내가 머글 태생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이유 모를 서러움에 눈물을 꾹 참고 짐들을 주섬주섬 주웠다. "그렇게 해서 언제 줍겠냐?" "미안. 빨리 주울게." 말포이는 주변에 있던 몇 개를 같이 주워주었다. "아니야! 내가 해도 돼..." "네가 빨리 비켜줘야 다른 애들도 지나갈 거 아니야." "아, 미안..." "그놈의 미안, 미안. 짜증 나니까 미안하다고 좀 그만해." "미ㅇ... 아니, 응..." "같이 주워줘서 고마워." 말포이는 아무 말 없이 그냥 가버렸다. 말포이도 착한 애였구나. 되게 의외네... 성격이 나쁘다는 건 다 헛소문이었나? 그날 이후로 나는 말포이가 성격이 안 좋다는 말이 헛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날 일이 밥 먹을 때도, 자기 전에도, 수업 시간에도 계속 생각났다. 말포이를 어쩌다 마주치기만 해도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그때 알았다. 내가 말포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나도 참... 몇 마디 나눈 애를 좋아하게 되다니. - 내가 말포이를 좋아한다고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는 건 아니다. 그냥 우연히 가는 방향이 같은 것뿐인데... 지금도 따라간 게 아니라 플리트윅 교수님께 모르는 걸 질문하려고 가는 길이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따라간 게 맞으니까... 아, 맞다. 무도회 같이 가자고 말해야 되는데. "저... 말포이!" "왜 또." "그게... 나랑..." "뭐라고? 똑바로 말해." "나랑... 무도회 같이 가지 않을래...?" 며칠 뒤에 크리스마스 무도회가 있다. 매일 무도회에 혼자 갔었지만 이번에는 말포이한테 용기 내어 말했다. 이미 거절할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 "어?" "간다고." "어... 고, 고마워..." 거절할 줄 알았던 말포이가 승낙을 했다. 뭐지? 말포이는 나 같은 머글 태생을 싫어하는 게 아니었나...? 내가 따라다녀서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었나...?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물론 말포이랑 가고 싶었던 건 맞지만 승낙할 줄은 몰랐다. 기쁨 반 걱정 반이다. 뭔가 정말 나랑 가고 싶어서 가는 눈치가 아니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걸까? 아니야... 좋은 일이니까 좋은 것만 생각하자. 예쁜 옷도 골라놔야겠다!
2 (0:00) 곧 크리스마스 무도회다. 예쁜 드레스도 이미 골라뒀다. 말포이가 갑자기 안된다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야, 스카일라." "어?" 말포이가 나를 불렀다. "너 무도회 때 옷 뭐 입을 거야?" "그냥 노란색 드레스...? 그건 왜?" "후플푸프 답네... 그래도 파트넌데 맞춰 입어야 될 거 아니야. 어쨌든 알겠다." 말포이가 진짜 나랑 가려고 하는 건가? 걱정들이 다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이번 크리스마스 무도회는 진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 같다. 너무 신나 수업도 대충 들었다. 말포이와 같이 무도회 갈 생각을 하며 걸어가는 도중에 누가 날 불렀다. "스카일라." "응? 파킨슨, 나 부른 거야?" 파킨슨이 날 무서울 정도로 노려봤다. "그럼 호그와트에 스카일라라는 애가 또 있겠니? 그것보다도 너 운이 좋다? 내가 먼저 말포이한테 물어봤으면 나랑 가는 거였는데." 파킨슨은 매년 무도회에 말포이랑 같이 갔다. 얘도 말포이를 좋아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미안..." "재수 없어. 말포이가 왜 이런 천한 머글 태생이랑 무도회에 간다는 거지? 이해를 할 수 없다니깐." 파킨슨은 날 노려보며 자기 할 말만 하고 휙 돌아가버렸다. 하긴 머글 태생을 그렇게나 싫어하는 말포이가 나랑 간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지... 좋은 것만 생각하기로 했지만 파킨슨의 말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았다. 말포이가 나랑 가고 싶어 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 아니야... 좋게 생각하자. 말포이가 어떤 앤데 자기 체면 구겨가면서 싫어하는 애랑 무도회에 가겠어. 어째서 이렇게 불안한 생각이 드는 걸까... 애써 기분이 좋아졌는데 다시 안 좋아졌다. "스카일라? 왜 여기에서 서있어?" 같은 기숙사인 수잔 본즈였다. 본즈한테라도 말해볼까...? "본즈, 시간 괜찮아?" "응, 시간 많아. 왜?" "내 친구 일인데..." 나는 내 고민이지만 친구 고민이라며 본즈에게 털어놓았다. 본즈는 내 말을 열심히 들어줬다. "그렇게 된 거야..." "그러니까 네 친구는 그 남자가 무도회에 같이 가자는 게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응..." "말만 들으면 그 남자가 싫어하는 것 같진 않은데? 옷도 맞춰 입자고 했다며? 그럼 진심인 것 같은데..." "그런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아니야. 친구끼리 고민도 들어주는 거지." "고마워!" 역시 누군가한테 털어놓으니 속이 후련해졌다. 수잔이 말해준 것처럼 말포이는 나랑 가고 싶은 게 맞을 것이다. 수잔한테 털어놓길 잘한 것 같다.
3 (3:57) 드디어 크리스마스 무도회 날이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은 드라마 속 여주인공처럼 아름답진 않았다. 다이어트라도 할 걸 그랬나... 옷이 좀 촌스러운가? 말포이가 날 부끄러워하면 어쩌지... 나는 말포이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저 멀리 말포이가 보였다. 말포이는 멀리서 봐도 근사한 옷을 입고 왔다. 나는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 말포이한테 갔다. "말포이! 옷 멋지다..." "너도 드레스 예쁘네." "고마워..." "아, 미안. 아무리 찾아봐도 노란색 옷은 없더라." "아니야! 괜찮아." "그래서 금색 시계라도 하고 왔어." 말포이는 소매를 걷어 시계를 찼다는 걸 확인시켜주었다. 어울리지도 않은 시계를 차고 있었다. 마치 어린애가 어른 흉내 내려고 찬 것 같달까? 자기도 안 어울리지 않은 걸 알고 있는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시계를 다시 소매로 덮었다. "잘 어울린다." "빈말인 거 티 나. 이러다 늦겠다. 얼른 가자." "응!" 무도회가 시작됐다. 사람들은 노래에 맞추어 파트너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리도 출까?" "좋아!" 연습을 혼자 했던 터라 자꾸 실수하고 스텝이 꼬였다. 노래가 끝난 후 말포이의 표정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말포이의 기분을 다시 좋게 만들 방법을 찾고 있었다. "말포이, 너 혹시 계속 춤추고 싶어?" "아니, 사실 시끄러운 건 질색이야." "그럼 내가 아는 곳 있는데, 갈래?" "그래." 나는 나만 아는 장소로 갔다. 내가 항상 울적할 때마다 갔던 장소였다. 그곳은 사람들이 자주 오고 가는 흔적이 없고 꽃과 잡초만 있어 풀 내음이 가득했다. 두 사람이 들어가면 아늑할 크기였고, 하늘을 쳐다보면 낮에는 맑은 하늘이, 밤에는 달과 별들이 보였다. "이런 곳을 어떻게 아는 거야?" "2학년 땐가? 처음 발견했는데 가끔 기분 전환하려고 와." "분위기는 좋네." "아!" 말포이가 풀에 손을 베였다. 은근 깊게 베였는지 피가 많이 났다. "불네라 사넨투르." "이제 괜찮아?" "너 치료 주문은 언제 배운 거야?" "어? 그냥 책 보고 따라 하니까 되던데... 가끔 모르는 건 책 보고 따라 해." "책만 보고 주문을..." "응? 뭐라고?" "아, 아니야. 고맙다고." 말포이가 내게 고맙다고 한 적은 처음이었다. 얼굴이 붉어져있을 것만 같아서 고개를 푹 숙였다. "뭘... 오늘 나 때문에 기분 망쳤을 것 같아서." "전혀. 오늘 재밌었어." "정말?" "그럼 이런 곳도 알게 됐는데." 분위기가 묘했다. 무도회 노랫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왔고 어디에 있는지 모를 개구리의 울음소리도 들렸다. 그리고 유독 달맞이꽃 내음이 가득했다. "그런데 여기에 달맞이꽃은 왜 있는 거야? 달맞이꽃은 여름에 피잖아." "여기에는 사실 사연이 있는데 한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정말 사랑했대. 그런데 그 남자를 사랑하던 여자가 두 사람을 시기해 저주를 걸었대. 여자는 달, 남자는 꽃으로. 평생 둘이 만날 수 없게, 서로를 바라만 볼 수 있게 저주를 걸었대. 그래도 남잘 사랑했던 저주 건 여자는 이 꽃이 시들지 않게 놔뒀대."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이 꽃이 말해줬어." "차라리 네가 지어냈다고 하는 게 더 신빙성 있겠다." 내가 지어낸 게 아니다. 정말로 여기를 처음 발견했을 때 꽃이 내게 말해줬다. 분위기를 돌리려고 달맞이꽃 이야기를 해준 건데 다행히도 분위기가 좀 가벼워졌다.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한 나는 말포이에게 고백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말포이, 사실 나... 4년 전부터 널 좋아했어." "알고 있었어. 네가 날 그렇게 따라다녔는데 모를 리가 있겠냐?" "알고 있었다고...? 언제부터?" "너 처음 만난 날 이후부터. 그때부터 너랑 마주치는 경우가 많아졌지." "아... 그렇다고 네 뒤를 밟은 건 아니야. 그냥 어쩌다가..." "그래서? 나랑 사귀고 싶어?" 갑작스러운 말포이의 말에 눈만 껌뻑껌뻑 할 뿐이었다. "잠시만, 난 사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싫어?" "어? 그건 아닌데..." "그전에 물어볼 게 있어." "뭔데?" "날 위해 죽어줄 수 있어?"
4 (3:57) "어?" "날 위해 죽어줄 수 있냐고." 죽을 만큼 좋아해 줄 자신 있냐 이런 말인가...? 당연히 그럴 만큼 좋아할 자신은 있지. "당연하지! 그만큼 널 좋아하지 않았으면 지금 이러고 있지 않았겠지..." "그럼 사귈까?" "좋아..." 그렇게 우리는 사귀게 되었다. 첫 연애를 말포이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긴... 어느 누가 머글 태생을 끔찍이 싫어하는 말포이가 나와 연애할 줄 알았을까. 그 이후 말포이와 나는 평소처럼 지냈다. 이게 연애인가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아주 평범하게 지냈다. 조금 달라진 거라곤 말포이가 날 부르는 횟수와 눈이 마주치는 횟수가 는 것 뿐.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살짝 서운함이 없지 않아 있었다. "말포이, 잠깐 볼 수 있을까...?" 말포이 주위에 있던 애들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스카일라? 천한 태생 주제에 말포이를 불러?" "크래브, 말이 심하잖아." "뭐? 갑자기 너 왜 그래?" "나 스카일라랑 사귀어." "뭐?" 말포이는 내 손목을 잡고 애들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갔다. "잠깐만. 손목 좀..." "아, 미안." "아까 그거 뭐야?" "사귄다는 거? 사실이잖아." "아니... 그렇게 다른 애들한테 말해도 돼?" "안 될 건 없잖아. 어차피 말할 예정이었어." 말포이가 갑자기 달라졌다. 내 생각을 읽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루아침에 사람이 달라지는 건 말도 안 된다. 말포이는 다른 무언가 때문에 나랑 사귀는 듯하다. 하지만 내가 말포이한테 헤어지자 할 수 있을까? "왜 표정이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야. 그냥 네가 걱정돼서." "걱정은 무슨." 나만 모른 척하면 된다. 말포이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 옆에만 있어준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고마워. 용기 내서 애들한테 말해주고..." "내 걱정 그만 좀 해. 누가 후플푸프 아니랄까 봐... 너나 신경 써." 그래. 지금 이 생활도 나쁘지 않잖아. 말포이도 전보다 날 더 신경 써주는데 뭘 더 바라겠어. "그리고 자꾸 남들한테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 말 좀 그만해. 그러다 남들이 널 호구로 본다고." "근데 고마운 건 사실이야. 미안한 것도 맞고..." "그럼 그런 말 나한테만 해. 다른 사람한테 하지 마." "알겠어..." "내가 이런 걸 왜 너한테 말하고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나 간다." "잘 가...!" 아직도 기분이 얼떨떨하다. 말포이가 나를 지켜주고, 걱정도 해주고. 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영원히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이런 꿈같은 일들이 자꾸 벌어진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5 (0:00) 다음 날, 애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친하지도 않는 애들이 내게 인사를 하기도 하고 지나가도 쳐다보지 않던 애들이 날 빤히 쳐다보기도 한다. "스카일라, 그게 사실이야?" "무슨 일이야, 수잔... 나 지금 애들이 왜 저러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내가 뭐 잘못했어?" "너 말포이랑 사귄다며! 소문 다 났어." "뭐? 누가 그런..." 어제 말포이가 말한 말을 듣고 슬리데린 애들이 소문을 냈나 보다. "사실이야?" "사실은 맞아. 말 못 해서 미안해..." "미안해할 필요 없어. 말 못 할 수도 있지. 근데 어쩌다가..." "그건 다음에 말해줄게. 지금 정신이 없어서..." "그래. 다음에 보자." 나도 이렇게 정신없는데 말포이는 괜찮으려나? 애들이 귀찮게 하는 거 싫어할 텐데. 오늘 하루 종일 말포이를 보지 못했다. 말포이가 걱정이 됐지만 더 피곤해질까 봐 말포이를 찾아가지 않았다. 나는 수업이 다 끝나 기숙사에서 좀 쉬고 있었다. "이거 말포이가 주래." 같은 방 쓰는 여자애가 나에게 쪽지를 하나 건네주었다. 나는 쪽지를 펼쳐보았고 보자마자 웃음이 튀어나왔다. '괜찮냐?' 쪽지인데도 말포이의 음성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나는 책상에 놓아져있던 양피지에 답장을 쓰고 밖으로 나갔다. 곧 있으면 통금 시간이라 급하게 말포이를 찾았다. "누굴 그렇게 찾는 거야?" 다행히 말포이가 멀리 가지 않았다. 주변에 다른 애들도 없어 얼른 쪽지를 건네주었다. "말포이, 이거." "이게 뭔데?" "답장." "만났는데 그냥 말로 하면 되잖아." "아... 그러네." "멍청하긴... 편지도 얼마나 접은 거야." 말포이는 투덜대며 쪽지를 펼쳐보았다. 내가 봐도 너무 많이 접었는지 편지가 꾸깃꾸깃 했다. "'괜찮아, 너는?' 이럴 거면 내일 말로 하던가." "그래도 쪽지로 말해주고 싶었어." "참... 뭐, 나도 괜찮아." "다행이다... 그럼 나 들어가 볼게! 잘 자." "너도..." 말포이가 작게 중얼거렸다. 난 분명 들었지만 확인차 뭐라고 했는지 물어보았다.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나 간다." 미쳤나 봐.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거야? 연애가 이렇게 설레고 좋은 거였어? 나는 말포이가 준 쪽지를 쥐고 발을 동동 구르며 신나하고 있었다. "너 뭐 하니...?" 후플푸프 반장이 날 쳐다보며 말했다. 반장의 표정이 마치 이상한 사람이랑 마주친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너무 창피해 아무 말도 못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이제 반장 얼굴을 어떻게 봐... 그래도 너무 행복해. 지금 이 기분이라면 정말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스카일라, 얼른 자. 그러다 혼나겠다." "미안... 잘 자." 내가 너무 시끄럽게 했나... 애들한테 피해 안 가게 얼른 자야겠다. 나는 곧장 침대에 누워 옆에 있는 스탠드를 껐다. 오늘은 정말 푹 잘 수 있겠다. 내일도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 곧 방학이라 말포이랑 못 만날 텐데. 방학 전에 많은 추억 쌓아놔야겠다.
6 (3:56) "말포이, 내가... 편지 꼭 자주 보낼게..." "누가 보면 평생 못 보는 줄 알겠다. 고작 몇 개월 못 보는 걸로 왜 우는 거야."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방학이 눈 깜짝할 새에 찾아왔다. "하, 얼른 열차에 타. 같이 타고 가면 되지." "정말...? 나랑 같이 가도 돼...?" "너 우는 거 달래주다가 열차 떠나겠다. 너 계속 울 거면 차라리 같이 타고 가." 나는 눈물을 닦고 열차가 출발하기 전에 얼른 탑승했다. 다른 애들이 지나갈 때마다 우리 칸을 쳐다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말포이와 앉는 건 좋지만 저런 관심을 받으니 너무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다. "말포이, 정말 나랑 타도되는 거야...? 애들이 저렇게나 쳐다보는데..." "쳐다보든 말든 내 상관 아니야. 불편하면 다른 칸 가던지." "내가 언제 불편하대... 하나도 안 불편하거든." 사실 불편해 죽겠지만 6학년 말포이의 마지막 모습인데... 그냥 보내기엔 너무 아쉬웠다. "도착하면 깨워줘." "어... 알겠어." 말포이는 팔짱을 끼고 창가에 기댔다. 나는 그저 말포이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바라보는 것마저 좋았다. 이렇게 얼굴을 빤히 볼 수 있을 기회가 별로 없으니까... 방학 끝날 때까지 말포이를 못 본다니. 물론 오랜만에 집에 가는 건 좋지만... "잠든 거야?" 말포이는 아무 말도 없었다. 고작 그 몇 분 사이에 잠이 든 듯하다. 말포이는 나랑 방학 동안 못 만나는 게 아쉽지 않은가... 나만 아쉽고 슬픈 건가? 사람 마음도 모르고 잘도 자네... 말포이의 앞머리가 눈을 찌를 것 같길래 앞머리를 살짝 넘겨주었다. 말포이는 아름다운 금발과 흰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에 비해 나는 어두운 머리색과 그다지 희지 않은 피부, 말포이와 나는 겉모습도 성격도 정말 극과 극이었다. 이렇게 보기만 하면 완전히 다른 세계 사람 같다니까...
그렇게 별일 없이 우리는 승강장에 도착했다. 진짜 말포이와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부모님은 밝은 얼굴로 나를 반겨주셨다. 부모님은 내가 집에 가기 싫었던 것도 모르고 날 반겨주셨다. - "피곤할 텐데, 좀 쉬어." "네, 엄마." 막상 집에 오니 아까처럼 막 아쉽고 그러진 않았다. 역시 집이 제일 편안하다.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을 때, 누가 방문 너머로 노크를 했다. "스카일라, 프로이가 너 찾는데?" 프로이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다. 어렸을 때부터 옆집에 살아 자주 만나다 보니 친해졌다. "프로이가요? 들어오라고 해요." "오랜만이다, 스카일라." "프로이!" 나는 너무 반가워 프로이를 껴안았다. "아, 미안. 너무 반가워서... 이게 얼마 만이야!" "그러게... 먼 학교 다니느라 힘들지?" "어? 어... 그렇지 뭐..." 프로이는 마법사라는 존재를 몰라 호그와트에 다닌다고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멀리에 있는 학교에 다니게 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 학교에선 잘 지내지?" "잘 지내지." "오늘은 그냥 오랜만에 얼굴 보고 싶어서 온 거야. 피곤할 텐데 이만 가볼게." "벌써 가게?" "거울을 봐. 너 눈이 이미 반 감겼다고." 아까 열차에서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한 상태였다. "그럼 다음에 봐." "응, 잘 가..." 피곤하다... 오늘 프로이한테 그 남자애랑 사귀게 되었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내일 말해야지. 프로이는 내가 말포이를 4년 동안 좋아했던 사실을 알고 있다. 프로이는 내 일인데도 항상 자기 일처럼 걱정해 주고 날 위해 조언도 많이 해줬다. 가끔 프로이도 나와 같은 마법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럼 더 붙어있는 시간이 많을 테니까. 사귀고 나서 이 사실을 제일 먼저 말해주고 싶었는데. 뭐, 다음에 말해도 늦지 않으니까. 오늘은 그냥 일찍 자야겠다.
점점 산으로 가는 제 소설을 재밌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 미리 몰래 말씀드리자면 월요일에 외전이 두개 올라옵니다! 외전 두개가 마지막이 될 것 같네요 ㅠㅠ 빨리 마무리 하고 다른 소설을 올리고 싶네요! 다음 소설도 기대해주세요! +) 오늘 올리겠다 어제 말씀드렸는데 아마 오늘 저녁 아니면 내일 오후에 올라갈 것 같아요 ㅠㅠ 말 번복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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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따라와, 스카일라."
말포이를 좋아한 지 어언 4년, 말포이는 내게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따라간 건 아닌데... 미안해. 많이 신경 쓰였어?"
"누가 널 계속 따라오면 좋겠냐? 귀찮으니까 그만 따라와."
"응..."
말포이를 처음 만난 건 2학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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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비켜줘..."
스프라우트 교수님 심부름 때문에 눈앞이 안 보일 정도에 짐을 들고 가느라 바빴다. 앞에 애들은 비키지도 않고... 내 말을 무시하는 건지 못 들은 건지.
"앗!"
"아, 뭐야."
어떤 남자애와 부딪혀 들고 있던 짐들이 쏟아졌다. 말포이였다. 말포이는 싸가지 없기로 소문이 난 애다. 나는 순간적으로 잘못 걸렸다고 생각했다.
"미안해..."
"처음 보는 얼굴인데. 교복을 보니까 후플푸프인가보지?"
"난 스카일라 스미스라고 해."
"스미스? 머글 태생? 어쩐지."
말포이는 머글 태생을 싫어하기로 유명하다. 내가 머글 태생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이유 모를 서러움에 눈물을 꾹 참고 짐들을 주섬주섬 주웠다.
"그렇게 해서 언제 줍겠냐?"
"미안. 빨리 주울게."
말포이는 주변에 있던 몇 개를 같이 주워주었다.
"아니야! 내가 해도 돼..."
"네가 빨리 비켜줘야 다른 애들도 지나갈 거 아니야."
"아, 미안..."
"그놈의 미안, 미안. 짜증 나니까 미안하다고 좀 그만해."
"미ㅇ... 아니, 응..."
"같이 주워줘서 고마워."
말포이는 아무 말 없이 그냥 가버렸다.
말포이도 착한 애였구나. 되게 의외네... 성격이 나쁘다는 건 다 헛소문이었나?
그날 이후로 나는 말포이가 성격이 안 좋다는 말이 헛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날 일이 밥 먹을 때도, 자기 전에도, 수업 시간에도 계속 생각났다. 말포이를 어쩌다 마주치기만 해도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그때 알았다. 내가 말포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나도 참... 몇 마디 나눈 애를 좋아하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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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포이를 좋아한다고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는 건 아니다. 그냥 우연히 가는 방향이 같은 것뿐인데... 지금도 따라간 게 아니라 플리트윅 교수님께 모르는 걸 질문하려고 가는 길이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따라간 게 맞으니까... 아, 맞다. 무도회 같이 가자고 말해야 되는데.
"저... 말포이!"
"왜 또."
"그게... 나랑..."
"뭐라고? 똑바로 말해."
"나랑... 무도회 같이 가지 않을래...?"
며칠 뒤에 크리스마스 무도회가 있다. 매일 무도회에 혼자 갔었지만 이번에는 말포이한테 용기 내어 말했다. 이미 거절할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
"어?"
"간다고."
"어... 고, 고마워..."
거절할 줄 알았던 말포이가 승낙을 했다.
뭐지? 말포이는 나 같은 머글 태생을 싫어하는 게 아니었나...? 내가 따라다녀서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었나...?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물론 말포이랑 가고 싶었던 건 맞지만 승낙할 줄은 몰랐다. 기쁨 반 걱정 반이다. 뭔가 정말 나랑 가고 싶어서 가는 눈치가 아니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걸까? 아니야... 좋은 일이니까 좋은 것만 생각하자. 예쁜 옷도 골라놔야겠다!
2 (0:00)
곧 크리스마스 무도회다. 예쁜 드레스도 이미 골라뒀다. 말포이가 갑자기 안된다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야, 스카일라."
"어?"
말포이가 나를 불렀다.
"너 무도회 때 옷 뭐 입을 거야?"
"그냥 노란색 드레스...? 그건 왜?"
"후플푸프 답네... 그래도 파트넌데 맞춰 입어야 될 거 아니야. 어쨌든 알겠다."
말포이가 진짜 나랑 가려고 하는 건가?
걱정들이 다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이번 크리스마스 무도회는 진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 같다. 너무 신나 수업도 대충 들었다. 말포이와 같이 무도회 갈 생각을 하며 걸어가는 도중에 누가 날 불렀다.
"스카일라."
"응? 파킨슨, 나 부른 거야?"
파킨슨이 날 무서울 정도로 노려봤다.
"그럼 호그와트에 스카일라라는 애가 또 있겠니? 그것보다도 너 운이 좋다? 내가 먼저 말포이한테 물어봤으면 나랑 가는 거였는데."
파킨슨은 매년 무도회에 말포이랑 같이 갔다. 얘도 말포이를 좋아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미안..."
"재수 없어. 말포이가 왜 이런 천한 머글 태생이랑 무도회에 간다는 거지? 이해를 할 수 없다니깐."
파킨슨은 날 노려보며 자기 할 말만 하고 휙 돌아가버렸다.
하긴 머글 태생을 그렇게나 싫어하는 말포이가 나랑 간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지...
좋은 것만 생각하기로 했지만 파킨슨의 말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았다. 말포이가 나랑 가고 싶어 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
아니야... 좋게 생각하자. 말포이가 어떤 앤데 자기 체면 구겨가면서 싫어하는 애랑 무도회에 가겠어.
어째서 이렇게 불안한 생각이 드는 걸까... 애써 기분이 좋아졌는데 다시 안 좋아졌다.
"스카일라? 왜 여기에서 서있어?"
같은 기숙사인 수잔 본즈였다. 본즈한테라도 말해볼까...?
"본즈, 시간 괜찮아?"
"응, 시간 많아. 왜?"
"내 친구 일인데..."
나는 내 고민이지만 친구 고민이라며 본즈에게 털어놓았다. 본즈는 내 말을 열심히 들어줬다.
"그렇게 된 거야..."
"그러니까 네 친구는 그 남자가 무도회에 같이 가자는 게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응..."
"말만 들으면 그 남자가 싫어하는 것 같진 않은데? 옷도 맞춰 입자고 했다며? 그럼 진심인 것 같은데..."
"그런가?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아니야. 친구끼리 고민도 들어주는 거지."
"고마워!"
역시 누군가한테 털어놓으니 속이 후련해졌다. 수잔이 말해준 것처럼 말포이는 나랑 가고 싶은 게 맞을 것이다. 수잔한테 털어놓길 잘한 것 같다.
3 (3:57)
드디어 크리스마스 무도회 날이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은 드라마 속 여주인공처럼 아름답진 않았다.
다이어트라도 할 걸 그랬나... 옷이 좀 촌스러운가? 말포이가 날 부끄러워하면 어쩌지...
나는 말포이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저 멀리 말포이가 보였다. 말포이는 멀리서 봐도 근사한 옷을 입고 왔다. 나는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 말포이한테 갔다.
"말포이! 옷 멋지다..."
"너도 드레스 예쁘네."
"고마워..."
"아, 미안. 아무리 찾아봐도 노란색 옷은 없더라."
"아니야! 괜찮아."
"그래서 금색 시계라도 하고 왔어."
말포이는 소매를 걷어 시계를 찼다는 걸 확인시켜주었다. 어울리지도 않은 시계를 차고 있었다. 마치 어린애가 어른 흉내 내려고 찬 것 같달까? 자기도 안 어울리지 않은 걸 알고 있는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게 시계를 다시 소매로 덮었다.
"잘 어울린다."
"빈말인 거 티 나. 이러다 늦겠다. 얼른 가자."
"응!"
무도회가 시작됐다. 사람들은 노래에 맞추어 파트너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리도 출까?"
"좋아!"
연습을 혼자 했던 터라 자꾸 실수하고 스텝이 꼬였다. 노래가 끝난 후 말포이의 표정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말포이의 기분을 다시 좋게 만들 방법을 찾고 있었다.
"말포이, 너 혹시 계속 춤추고 싶어?"
"아니, 사실 시끄러운 건 질색이야."
"그럼 내가 아는 곳 있는데, 갈래?"
"그래."
나는 나만 아는 장소로 갔다. 내가 항상 울적할 때마다 갔던 장소였다. 그곳은 사람들이 자주 오고 가는 흔적이 없고 꽃과 잡초만 있어 풀 내음이 가득했다. 두 사람이 들어가면 아늑할 크기였고, 하늘을 쳐다보면 낮에는 맑은 하늘이, 밤에는 달과 별들이 보였다.
"이런 곳을 어떻게 아는 거야?"
"2학년 땐가? 처음 발견했는데 가끔 기분 전환하려고 와."
"분위기는 좋네."
"아!"
말포이가 풀에 손을 베였다. 은근 깊게 베였는지 피가 많이 났다.
"불네라 사넨투르."
"이제 괜찮아?"
"너 치료 주문은 언제 배운 거야?"
"어? 그냥 책 보고 따라 하니까 되던데... 가끔 모르는 건 책 보고 따라 해."
"책만 보고 주문을..."
"응? 뭐라고?"
"아, 아니야. 고맙다고."
말포이가 내게 고맙다고 한 적은 처음이었다. 얼굴이 붉어져있을 것만 같아서 고개를 푹 숙였다.
"뭘... 오늘 나 때문에 기분 망쳤을 것 같아서."
"전혀. 오늘 재밌었어."
"정말?"
"그럼 이런 곳도 알게 됐는데."
분위기가 묘했다. 무도회 노랫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왔고 어디에 있는지 모를 개구리의 울음소리도 들렸다. 그리고 유독 달맞이꽃 내음이 가득했다.
"그런데 여기에 달맞이꽃은 왜 있는 거야? 달맞이꽃은 여름에 피잖아."
"여기에는 사실 사연이 있는데 한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정말 사랑했대. 그런데 그 남자를 사랑하던 여자가 두 사람을 시기해 저주를 걸었대. 여자는 달, 남자는 꽃으로. 평생 둘이 만날 수 없게, 서로를 바라만 볼 수 있게 저주를 걸었대. 그래도 남잘 사랑했던 저주 건 여자는 이 꽃이 시들지 않게 놔뒀대."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이 꽃이 말해줬어."
"차라리 네가 지어냈다고 하는 게 더 신빙성 있겠다."
내가 지어낸 게 아니다. 정말로 여기를 처음 발견했을 때 꽃이 내게 말해줬다. 분위기를 돌리려고 달맞이꽃 이야기를 해준 건데 다행히도 분위기가 좀 가벼워졌다.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한 나는 말포이에게 고백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말포이, 사실 나... 4년 전부터 널 좋아했어."
"알고 있었어. 네가 날 그렇게 따라다녔는데 모를 리가 있겠냐?"
"알고 있었다고...? 언제부터?"
"너 처음 만난 날 이후부터. 그때부터 너랑 마주치는 경우가 많아졌지."
"아... 그렇다고 네 뒤를 밟은 건 아니야. 그냥 어쩌다가..."
"그래서? 나랑 사귀고 싶어?"
갑작스러운 말포이의 말에 눈만 껌뻑껌뻑 할 뿐이었다.
"잠시만, 난 사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싫어?"
"어? 그건 아닌데..."
"그전에 물어볼 게 있어."
"뭔데?"
"날 위해 죽어줄 수 있어?"
4 (3:57)
"어?"
"날 위해 죽어줄 수 있냐고."
죽을 만큼 좋아해 줄 자신 있냐 이런 말인가...? 당연히 그럴 만큼 좋아할 자신은 있지.
"당연하지! 그만큼 널 좋아하지 않았으면 지금 이러고 있지 않았겠지..."
"그럼 사귈까?"
"좋아..."
그렇게 우리는 사귀게 되었다. 첫 연애를 말포이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긴... 어느 누가 머글 태생을 끔찍이 싫어하는 말포이가 나와 연애할 줄 알았을까.
그 이후 말포이와 나는 평소처럼 지냈다. 이게 연애인가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아주 평범하게 지냈다. 조금 달라진 거라곤 말포이가 날 부르는 횟수와 눈이 마주치는 횟수가 는 것 뿐.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살짝 서운함이 없지 않아 있었다.
"말포이, 잠깐 볼 수 있을까...?"
말포이 주위에 있던 애들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스카일라? 천한 태생 주제에 말포이를 불러?"
"크래브, 말이 심하잖아."
"뭐? 갑자기 너 왜 그래?"
"나 스카일라랑 사귀어."
"뭐?"
말포이는 내 손목을 잡고 애들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갔다.
"잠깐만. 손목 좀..."
"아, 미안."
"아까 그거 뭐야?"
"사귄다는 거? 사실이잖아."
"아니... 그렇게 다른 애들한테 말해도 돼?"
"안 될 건 없잖아. 어차피 말할 예정이었어."
말포이가 갑자기 달라졌다. 내 생각을 읽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루아침에 사람이 달라지는 건 말도 안 된다. 말포이는 다른 무언가 때문에 나랑 사귀는 듯하다. 하지만 내가 말포이한테 헤어지자 할 수 있을까?
"왜 표정이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야. 그냥 네가 걱정돼서."
"걱정은 무슨."
나만 모른 척하면 된다. 말포이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 옆에만 있어준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고마워. 용기 내서 애들한테 말해주고..."
"내 걱정 그만 좀 해. 누가 후플푸프 아니랄까 봐... 너나 신경 써."
그래. 지금 이 생활도 나쁘지 않잖아. 말포이도 전보다 날 더 신경 써주는데 뭘 더 바라겠어.
"그리고 자꾸 남들한테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 말 좀 그만해. 그러다 남들이 널 호구로 본다고."
"근데 고마운 건 사실이야. 미안한 것도 맞고..."
"그럼 그런 말 나한테만 해. 다른 사람한테 하지 마."
"알겠어..."
"내가 이런 걸 왜 너한테 말하고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나 간다."
"잘 가...!"
아직도 기분이 얼떨떨하다. 말포이가 나를 지켜주고, 걱정도 해주고. 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영원히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이런 꿈같은 일들이 자꾸 벌어진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5 (0:00)
다음 날, 애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친하지도 않는 애들이 내게 인사를 하기도 하고 지나가도 쳐다보지 않던 애들이 날 빤히 쳐다보기도 한다.
"스카일라, 그게 사실이야?"
"무슨 일이야, 수잔... 나 지금 애들이 왜 저러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내가 뭐 잘못했어?"
"너 말포이랑 사귄다며! 소문 다 났어."
"뭐? 누가 그런..."
어제 말포이가 말한 말을 듣고 슬리데린 애들이 소문을 냈나 보다.
"사실이야?"
"사실은 맞아. 말 못 해서 미안해..."
"미안해할 필요 없어. 말 못 할 수도 있지. 근데 어쩌다가..."
"그건 다음에 말해줄게. 지금 정신이 없어서..."
"그래. 다음에 보자."
나도 이렇게 정신없는데 말포이는 괜찮으려나? 애들이 귀찮게 하는 거 싫어할 텐데.
오늘 하루 종일 말포이를 보지 못했다. 말포이가 걱정이 됐지만 더 피곤해질까 봐 말포이를 찾아가지 않았다. 나는 수업이 다 끝나 기숙사에서 좀 쉬고 있었다.
"이거 말포이가 주래."
같은 방 쓰는 여자애가 나에게 쪽지를 하나 건네주었다. 나는 쪽지를 펼쳐보았고 보자마자 웃음이 튀어나왔다.
'괜찮냐?'
쪽지인데도 말포이의 음성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나는 책상에 놓아져있던 양피지에 답장을 쓰고 밖으로 나갔다. 곧 있으면 통금 시간이라 급하게 말포이를 찾았다.
"누굴 그렇게 찾는 거야?"
다행히 말포이가 멀리 가지 않았다. 주변에 다른 애들도 없어 얼른 쪽지를 건네주었다.
"말포이, 이거."
"이게 뭔데?"
"답장."
"만났는데 그냥 말로 하면 되잖아."
"아... 그러네."
"멍청하긴... 편지도 얼마나 접은 거야."
말포이는 투덜대며 쪽지를 펼쳐보았다. 내가 봐도 너무 많이 접었는지 편지가 꾸깃꾸깃 했다.
"'괜찮아, 너는?' 이럴 거면 내일 말로 하던가."
"그래도 쪽지로 말해주고 싶었어."
"참... 뭐, 나도 괜찮아."
"다행이다... 그럼 나 들어가 볼게! 잘 자."
"너도..."
말포이가 작게 중얼거렸다. 난 분명 들었지만 확인차 뭐라고 했는지 물어보았다.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나 간다."
미쳤나 봐.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거야? 연애가 이렇게 설레고 좋은 거였어?
나는 말포이가 준 쪽지를 쥐고 발을 동동 구르며 신나하고 있었다.
"너 뭐 하니...?"
후플푸프 반장이 날 쳐다보며 말했다. 반장의 표정이 마치 이상한 사람이랑 마주친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너무 창피해 아무 말도 못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이제 반장 얼굴을 어떻게 봐... 그래도 너무 행복해. 지금 이 기분이라면 정말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스카일라, 얼른 자. 그러다 혼나겠다."
"미안... 잘 자."
내가 너무 시끄럽게 했나... 애들한테 피해 안 가게 얼른 자야겠다.
나는 곧장 침대에 누워 옆에 있는 스탠드를 껐다. 오늘은 정말 푹 잘 수 있겠다. 내일도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 곧 방학이라 말포이랑 못 만날 텐데. 방학 전에 많은 추억 쌓아놔야겠다.
6 (3:56)
"말포이, 내가... 편지 꼭 자주 보낼게..."
"누가 보면 평생 못 보는 줄 알겠다. 고작 몇 개월 못 보는 걸로 왜 우는 거야."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방학이 눈 깜짝할 새에 찾아왔다.
"하, 얼른 열차에 타. 같이 타고 가면 되지."
"정말...? 나랑 같이 가도 돼...?"
"너 우는 거 달래주다가 열차 떠나겠다. 너 계속 울 거면 차라리 같이 타고 가."
나는 눈물을 닦고 열차가 출발하기 전에 얼른 탑승했다. 다른 애들이 지나갈 때마다 우리 칸을 쳐다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말포이와 앉는 건 좋지만 저런 관심을 받으니 너무 부끄러워 미칠 지경이다.
"말포이, 정말 나랑 타도되는 거야...? 애들이 저렇게나 쳐다보는데..."
"쳐다보든 말든 내 상관 아니야. 불편하면 다른 칸 가던지."
"내가 언제 불편하대... 하나도 안 불편하거든."
사실 불편해 죽겠지만 6학년 말포이의 마지막 모습인데... 그냥 보내기엔 너무 아쉬웠다.
"도착하면 깨워줘."
"어... 알겠어."
말포이는 팔짱을 끼고 창가에 기댔다. 나는 그저 말포이를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바라보는 것마저 좋았다. 이렇게 얼굴을 빤히 볼 수 있을 기회가 별로 없으니까...
방학 끝날 때까지 말포이를 못 본다니. 물론 오랜만에 집에 가는 건 좋지만...
"잠든 거야?"
말포이는 아무 말도 없었다. 고작 그 몇 분 사이에 잠이 든 듯하다.
말포이는 나랑 방학 동안 못 만나는 게 아쉽지 않은가... 나만 아쉽고 슬픈 건가? 사람 마음도 모르고 잘도 자네...
말포이의 앞머리가 눈을 찌를 것 같길래 앞머리를 살짝 넘겨주었다. 말포이는 아름다운 금발과 흰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에 비해 나는 어두운 머리색과 그다지 희지 않은 피부, 말포이와 나는 겉모습도 성격도 정말 극과 극이었다.
이렇게 보기만 하면 완전히 다른 세계 사람 같다니까...
그렇게 별일 없이 우리는 승강장에 도착했다. 진짜 말포이와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부모님은 밝은 얼굴로 나를 반겨주셨다. 부모님은 내가 집에 가기 싫었던 것도 모르고 날 반겨주셨다.
-
"피곤할 텐데, 좀 쉬어."
"네, 엄마."
막상 집에 오니 아까처럼 막 아쉽고 그러진 않았다. 역시 집이 제일 편안하다.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을 때, 누가 방문 너머로 노크를 했다.
"스카일라, 프로이가 너 찾는데?"
프로이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다. 어렸을 때부터 옆집에 살아 자주 만나다 보니 친해졌다.
"프로이가요? 들어오라고 해요."
"오랜만이다, 스카일라."
"프로이!"
나는 너무 반가워 프로이를 껴안았다.
"아, 미안. 너무 반가워서... 이게 얼마 만이야!"
"그러게... 먼 학교 다니느라 힘들지?"
"어? 어... 그렇지 뭐..."
프로이는 마법사라는 존재를 몰라 호그와트에 다닌다고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멀리에 있는 학교에 다니게 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 학교에선 잘 지내지?"
"잘 지내지."
"오늘은 그냥 오랜만에 얼굴 보고 싶어서 온 거야. 피곤할 텐데 이만 가볼게."
"벌써 가게?"
"거울을 봐. 너 눈이 이미 반 감겼다고."
아까 열차에서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한 상태였다.
"그럼 다음에 봐."
"응, 잘 가..."
피곤하다... 오늘 프로이한테 그 남자애랑 사귀게 되었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내일 말해야지.
프로이는 내가 말포이를 4년 동안 좋아했던 사실을 알고 있다. 프로이는 내 일인데도 항상 자기 일처럼 걱정해 주고 날 위해 조언도 많이 해줬다. 가끔 프로이도 나와 같은 마법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럼 더 붙어있는 시간이 많을 테니까.
사귀고 나서 이 사실을 제일 먼저 말해주고 싶었는데. 뭐, 다음에 말해도 늦지 않으니까. 오늘은 그냥 일찍 자야겠다.
흐아아ㅏ아앙ㅇ 왜그래요ㅠㅠㅠㅠㅠㅠ 진짜 나빠ㅏ 작가밈ㅠㅠㅠ
죽긴 왜못죽어 당연히❤️❤️ 널위해서라면❤️❤️ 오브 콜스~
프로이...스카일라 좋아하는구나...😏😏 최애 미국배우 상상하면서 읽었더니 프로이 응원하게 되네요..ㅋㅋ
작가님......하ㅜㅜㅜㅜ왜이렇게 늦게봤을까요ㅠㅠㅠㅠㅠㅠㅠ정말 제 인생소설입니다...이렇게 몰입미친건 처음이라구요!!!!!!!! 정말 제 인생소설이 되었어요..
아니 진짜 마지막에 말포이 너무 처절하고 애절해 보여서 손, 발이 다 절였다니까요??😭
외전올라오면 알려주세요(♡◕ω◕♡)
외전 1이 나왔습니다!
@@그냥글쓰는사람 다음외전나오면 알려주세요💜
드디어 외전 2, 3이 올라왔습니다...ㅠㅠ 지금까지 제 소설을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키야ㅑㅑ ㅠㅠㅠ 새드라니 ㅠㅠㅠ 😭😭❤️❤️❤️ 말로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기분이 진짜 오묘했어요 ㅠㅠ 노래도 글이랑 너무 잘어울려요 ㅠㅠ 생각이 많아지는 소설이네요 😌😌❤️❤️❤️ 저는 외전을 조용하 기다리겠습니다🙇♀️🙇♀️❤️
점점 산으로 가는 제 소설을 재밌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 미리 몰래 말씀드리자면 월요일에 외전이 두개 올라옵니다! 외전 두개가 마지막이 될 것 같네요 ㅠㅠ 빨리 마무리 하고 다른 소설을 올리고 싶네요! 다음 소설도 기대해주세요!
+) 오늘 올리겠다 어제 말씀드렸는데 아마 오늘 저녁 아니면 내일 오후에 올라갈 것 같아요 ㅠㅠ 말 번복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
드디어 외전 2, 3이 올라왔습니다...ㅠㅠ 지금까지 제 소설을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오와 와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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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편 나올때마다 알려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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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런 주제 진짜 좋아료
아니 선생님 눈에서 땀이 너무 많이 나는데요..?ㅠㅠ
죽어줄 수 있냐고 물었는데 진짜 죽엇네요...
크이이 ㅠㅠㅠ 외전까지 완벽하면 어떡ㄱ해요 ㅠㅠㅠ😭😭😭❤️❤️ 굿굿 ㅠㅠㅠ😭😭😭❤️❤️❤️
개지린다..
프로이는 가상인물입니다 성별은 남자고 생김새는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길게요 :)
아 눈물이ㅠㅠㅠ
다음편 나오면 알려두세요어어아아어어앙ㅇㄹ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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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편 나오면 연락주세요!! 진짜 재밌어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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