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어귀엔 작은 슈퍼와 누가 쓸까 늘 궁금해했던 공중전화 가벼운 지갑에 자주 가곤 했던 싸고 양 많은 왕돈까스 집 주인아저씨가 친절했던 이름 없는 허름한 치킨집 어느 시간에 타도 늘 만원인 버스 땀 삐질삐질 흘리며 틈을 비집고 내린 버스에서 고개를 들면 벌써부터 힘겨운 계단 길 한칸 한칸 너와 발을 맞추었나, 심박수를 맞추었나 막차가 끊기면 자연스레 도림천을 따라 걷곤 했지 맞아, 산책로가 참 깔끔하고 좋았었어 '우리 언제 한번은 관악산에 올라가 보자' 지척에 두고선 늘 말로만 정상에 다녀왔었잖아 여기에 이만큼 남겨두고 너만 없어졌단 걸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얼만큼 걸렸는지 몰라 그해 첫눈 오던 밤 하염없이 걸었어 너 없이 홀로 집으로 가던 길 참 많이 울었어
골목 어귀엔 작은 슈퍼와
누가 쓸까 늘 궁금해했던 공중전화
가벼운 지갑에 자주 가곤 했던
싸고 양 많은 왕돈까스 집
주인아저씨가 친절했던
이름 없는 허름한 치킨집
어느 시간에 타도 늘 만원인 버스
땀 삐질삐질 흘리며 틈을 비집고
내린 버스에서 고개를 들면
벌써부터 힘겨운 계단 길
한칸 한칸 너와 발을 맞추었나, 심박수를 맞추었나
막차가 끊기면 자연스레 도림천을 따라 걷곤 했지
맞아, 산책로가 참 깔끔하고 좋았었어
'우리 언제 한번은 관악산에 올라가 보자'
지척에 두고선 늘 말로만 정상에 다녀왔었잖아
여기에 이만큼 남겨두고 너만 없어졌단 걸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얼만큼 걸렸는지 몰라
그해 첫눈 오던 밤 하염없이 걸었어
너 없이 홀로 집으로 가던 길
참 많이 울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