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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둠에 서 있지만
우리는 그 어딘가에 빛이 있다는 것도 안다.
무명을 더듬는 까닭은
그 끝이 환하기 빛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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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외에 이 시를 꺼내야 하는 일이 생길 줄을 몰랐다.
김수영/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타임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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